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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위에서 벌어지는 씨름 한판 – 청송 논씨름 마을 축제의 이색풍경”

by 오늘의 정책 2025. 7. 22.

1. 진흙밭이 경기장이 되는 날


경북 청송의 작은 농촌 마을에서는 매년 여름이 다가올 즈음이면 독특한 풍경이 펼쳐진다. 오늘은  “논 위에서 벌어지는 씨름 한판 – 청송 논씨름 마을 축제의 이색풍경”에 대해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논 위에서 벌어지는 씨름 한판 – 청송 논씨름 마을 축제의 이색풍경”
“논 위에서 벌어지는 씨름 한판 – 청송 논씨름 마을 축제의 이색풍경”

 

바로 ‘논씨름 마을 축제’가 그것이다. 이 축제는 이름 그대로 논 위에서 씨름 경기가 열리는 특별한 행사로, 마을 주민들과 관광객이 함께 진흙밭에서 뒹굴며 여름의 열기를 즐기는 이색 체험이다. 보통 씨름은 모래판에서 이루어지지만, 이곳 청송에서는 흙탕물로 가득 찬 논이 경기장이 된다. 뻘밭 위에서 벌어지는 씨름 한판은 일반 씨름보다 훨씬 더 역동적이고 웃음을 자아낸다.

축제가 열리기 전, 마을 주민들은 벼를 심기 전의 논을 특별히 비워두어 ‘진흙 씨름판’으로 준비한다. 물을 가득 채운 논은 미끄럽고 발이 잘 빠지지 않아 경기에 참여하는 이들에게 상당한 체력과 균형감각을 요구한다. 하지만 바로 이 점이 논씨름의 가장 큰 재미다. 한 발자국 내딛는 것조차 힘든 상황에서 선수들은 서로 잡고 밀치며 씨름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연이어 벌어져 관중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이 축제는 단순히 씨름 경기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마을 사람들이 논을 개방해 다양한 진흙 체험을 마련한다. 진흙 속 보물 찾기, 진흙 달리기, 진흙 줄다리기 같은 프로그램은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인기 코스다. 특히 아이들은 진흙 속에서 자유롭게 뛰어놀며 평소 도시 생활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자연의 촉감과 해방감을 느낀다.

청송 논씨름 마을 축제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동으로 운영되며, 방문객들에게는 따뜻한 시골 인심을 그대로 전한다. 경기 후 마을 사람들이 준비한 오이냉국, 수박, 찰옥수수 같은 여름 별미를 나누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훈훈하다. 흙탕물 속에서 웃음꽃이 피는 이 축제는 매년 여름 청송을 찾는 이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

 

2. 청송 씨름의 매력과 전통


논씨름 마을 축제는 단순한 여름 이벤트가 아니라 전통 스포츠와 공동체 문화가 결합한 행사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씨름은 한국 고유의 민속놀이이자 전통 스포츠로, 예로부터 마을의 힘센 장정들이 모여 겨루던 놀이였다. 하지만 도시화와 현대 스포츠의 등장으로 씨름이 점차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요즘, 청송의 논씨름 축제는 이러한 전통을 재미있게 되살린 사례라 할 수 있다.

청송 논씨름은 일반 씨름과 규칙은 비슷하지만, 진흙이라는 독특한 환경이 더해져 훨씬 더 다채로운 변화를 만들어낸다. 경기 중에는 선수들이 발을 헛디뎌 서로 넘어지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순간에 진흙이 사방으로 튀며 폭소가 터진다. 덕분에 선수뿐 아니라 관중들도 몰입하며 경기를 즐길 수 있다. 또한 마을 어르신들은 경기 시작 전 전통 씨름에 대한 짧은 강습을 열어 씨름의 기본 자세, 허리 힘 쓰는 법, 중심 잡는 법 등을 알려준다. 이를 통해 방문객들은 단순히 구경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참여해 씨름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축제의 가장 큰 묘미는 ‘마을 대항 씨름 한판’이다. 청송 내 인근 마을끼리 팀을 꾸려 경기에 참여해 서로의 힘과 기술을 겨룬다. 이때 마을 주민들은 한마음으로 응원하며, 씨름판은 마치 전통 장터의 풍경처럼 흥겨운 함성으로 가득 찬다. 승패보다는 함께 땀 흘리고 웃는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모든 참가자가 기쁨을 나눈다.

이 축제는 씨름뿐만 아니라 전통 공연과도 함께한다. 농악대가 흥겨운 장단을 울리며 경기를 열고, 중간중간 사물놀이와 민요 공연이 이어져 분위기를 한층 달아오르게 한다. 진흙밭과 농악 소리가 어우러진 이 독특한 풍경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며, 한국 농촌 문화의 매력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3. 논씨름 마을 축제를 즐기는 꿀팁


청송 논씨름 마을 축제는 주로 여름철 벼 모내기가 끝난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에 열린다. 이때 논이 아직 비어 있어 진흙 체험을 하기 적합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축제에 참여하고자 한다면 사전에 일정과 프로그램을 확인하고, 예약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미리 신청하는 것이 좋다. 특히 씨름 체험은 인원이 제한되기 때문에 일찍 서두르는 것이 유리하다.

축제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진흙에 젖어도 괜찮은 옷과 여벌의 옷, 수건, 방수 케이스 등이 필수다. 씨름 경기나 진흙 체험 후 바로 씻을 수 있도록 마을에서는 간이 샤워장이 마련되어 있지만, 준비성이 부족하면 불편할 수 있다. 또한 발이 미끄럽기 때문에 신발보다는 맨발이나 워터슈즈를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축제장에서는 마을 부녀회가 준비한 전통 먹거리 장터가 열린다. 시원한 오이냉국, 수박화채, 구수한 된장국밥 등 여름철 입맛을 살려주는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어 체험 후 배를 채우기에 좋다. 또한 청송의 특산품인 사과와 한과, 전통 장류 등을 구입할 수 있는 직거래 부스도 마련되어 있어 여행 기념품으로 알맞다.

청송 논씨름 마을 축제를 즐긴 후에는 인근 관광지인 주왕산 국립공원, 청송 얼음골, 청송사과마을 등을 함께 방문하면 하루 여행 코스를 풍성하게 꾸릴 수 있다. 특히 여름철 시원한 계곡 물놀이와 논씨름 체험을 함께 즐기면 이색적인 농촌 여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축제의 진정한 매력은 마을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웃음과 유대감’이다. 진흙 속에서 서로 밀고 당기며 경쟁하다가도 끝나면 웃음꽃을 피우고 음식을 나누는 그 순간이야말로 축제의 진정한 의미를 보여준다. 논씨름 마을 축제는 도시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자연과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청송만의 특별한 여름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