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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와 종이연, 바람을 타다 파주 – 감악산 종이축제”

by 오늘의 정책 2025. 7. 25.

1. 종이로 피어난 감악산의 문화예술, 종이축제의 시작


경기도 파주 감악산 자락에 자리 잡은 작은 마을에는 매년 가을이면 바람을 가득 품은 종이들이 하늘을 수놓는다. 오늘은 “피리와 종이연, 바람을 타다 파주 – 감악산 종이축제”에 대해서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이름하여 ‘감악산 종이축제’.

“피리와 종이연, 바람을 타다 파주 – 감악산 종이축제”
“피리와 종이연, 바람을 타다 파주 – 감악산 종이축제”

 

이 축제는 단순한 종이공예 전시를 넘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지역문화예술 축제로 발전해왔다. 종이라는 소재가 가진 친근함과 창의성 덕분에,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으며 그 안에서 다양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축제는 원래 마을 주민들의 종이공예 워크숍에서 시작됐다. 전통 한지 제작, 종이접기, 종이인형 만들기 같은 활동이 주민들의 삶 속에 녹아들면서, 어느 날 누군가 말했다고 한다. “이걸 마을 전체로 확대하면 어떨까?” 그렇게 시작된 축제는 수년간 지역의 소규모 행사로 자리를 잡았고, 점차 입소문을 타면서 파주 시민은 물론 수도권에서 주말 나들이로 찾는 관광객들도 참여하게 되었다.

이 축제의 핵심은 ‘종이를 통해 바람을 느끼는 예술’이다. 종이로 만든 피리 소리가 감악산 골짜기를 울리고, 수십 개의 종이연이 가을 하늘을 나는 풍경은 그 자체로 예술적 장관이다. 참여자들은 단순한 관람객이 아닌 ‘함께 만드는 사람들’로서, 종이를 자르고, 붙이고, 접으며 손끝으로 예술을 체험한다. 특히 초등학생이나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는 창의적 체험 학습장이 되며, 어르신들에게는 아날로그 감성이 깃든 추억의 공간이 된다.

감악산 종이축제는 단순히 종이를 주제로 한 행사가 아니다. 감악산이라는 자연, 그리고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정서, 지역의 문화자원이 조화를 이루며 탄생한 ‘로컬 콘텐츠’이자, 도시의 바쁜 삶에 지친 이들에게 쉼과 영감을 전하는 정겨운 초대장이다.

 

2. 종이연과 피리, 감성으로 엮는 세대 간의 연결고리


감악산 종이축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두 가지, 바로 ‘종이연’과 ‘종이피리’다. 이는 단순한 놀이도구가 아니다. 이 두 가지는 어릴 적 기억을 되살리는 매개체이자, 세대 간 대화를 이끄는 상징물이다. 연을 만들며 아이들에게는 바람의 힘을 이해하게 하고, 어른들에게는 그 시절 들판에서 연을 날리며 뛰놀던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종이피리는 음악을 매개로 사람들 사이의 벽을 허물고, 함께 불며 하나 되는 경험을 선사한다.

축제의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는 ‘세대 연잇기 연 만들기 워크숍’이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조부모와 손주가 한 팀이 되어 전통 종이연을 함께 만든다. 한지에 그림을 그리고, 꼬리를 달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자연스레 세대 간의 소통이 이뤄진다. 연을 날리는 순간 아이들은 성취감을 느끼고, 어른들은 뿌듯함을 느낀다. 그렇게 한 줄의 연줄로 연결된 가족의 정은, 단단하고도 따뜻하다.

또 하나의 인기 프로그램은 ‘종이피리 합주회’다. 종이로 만든 피리지만 그 음색은 놀라울 정도로 맑고 섬세하다. 피리 소리가 울릴 때마다 감악산 골짜기는 잔잔한 울림으로 가득 찬다. 참가자들은 피리를 직접 만들고, 배우고, 합주에 참여한다. 공연은 전문 연주자들과 함께 진행되며, 아이와 어른 모두 무대에 서게 된다. 무대가 끝난 후의 박수는 단지 연주에 대한 찬사라기보다는, 함께 했던 시간과 감동에 대한 따뜻한 응답이다.

이렇듯 종이축제는 놀이와 예술을 통해 세대 간 간극을 좁히고, 함께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이 되어준다. 아날로그적인 감성과 직접 만드는 즐거움을 통해, 이 축제는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마음에 남는 경험을 선사한다.

 

3. 지역을 품은 종이의 미래 – 로컬 콘텐츠로서의 확장 가능성


감악산 종이축제는 파주의 소규모 마을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로컬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점점 더 키워가고 있다. 종이라는 친근한 소재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점에서 장점이 크고, 환경을 생각한 지속가능한 축제로의 전환도 가능하다. 실제로 최근 몇 년 간 이 축제는 재활용 종이를 활용한 ‘친환경 테마’를 중심에 두고, 폐지로 만든 작품 공모전, 업사이클링 종이공예 대회 등 다양한 실험을 해왔다.

또한 지역예술가들과의 협업도 활발히 이뤄진다. 파주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 캘리그라퍼, 연극인들이 축제 콘텐츠에 참여하며 종이와 예술을 융합한 공연, 전시, 체험을 만들어낸다. 이들이 만든 프로그램은 축제 후에도 지역 학교, 문화센터와 연계되어 지속적인 교육 콘텐츠로 확장된다. 축제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역사회 전반에 예술적 활기를 불어넣는 매개체로 작용하는 것이다.

관광 측면에서도 효과는 뚜렷하다. 감악산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결합한 이 축제는 도보 여행자, 캠핑족,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매력적인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축제 기간에는 ‘종이 테마 마을 투어’나 ‘감악산 바람길 걷기’, ‘한지공방 체험’ 등이 연계되어 지역경제에도 기여한다.

앞으로 이 축제는 단순한 종이행사가 아닌, ‘종이를 통한 로컬문화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시대 속에서 아날로그의 따뜻함과 직접 만드는 손맛은 더욱 가치 있게 다가온다. 종이를 매개로 자연과 문화, 사람을 잇는 감악산 종이축제는 이제 ‘작지만 단단한 지역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 축제에 참여하는 순간, 우리는 그 따뜻한 바람을 직접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