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연과 손길이 만든 공간, 정선 생태마을의 시작
강원도 정선의 한 작은 마을에는 다른 어떤 건물보다도 따뜻하고 포근한 기운이 감도는 곳이 있다. 오늘은 “손수 지은 흙집에서 열린 축제 –강원 정선의 생태마을 잔치” 에 대해서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바로 주민들이 직접 흙과 나무로 손수 지은 생태마을 흙집이다.
이곳은 화려한 건축 자재나 현대식 설비 대신, 자연의 재료를 그대로 활용하여 만들어졌다. 마을 주민들은 집을 짓기 위해 각자 마을 주변의 황토, 볏짚, 나무를 모아 전통 방식으로 흙을 빚고, 손으로 벽을 발라 집을 완성했다. 그 과정은 단순한 건축을 넘어 마을 사람들이 함께 땀 흘리고 웃으며 하나의 공동체를 다시 세우는 일이었다.
정선은 예로부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문화가 깊이 뿌리내린 곳이다. 산세가 깊고 계곡이 많아 농사보다는 자연이 주는 자원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생활해 왔다. 이 생태마을은 바로 그런 삶의 철학을 계승하기 위해 조성되었다. 특히 ‘사람이 자연을 해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에서 시작해, 에너지 절약과 친환경 재료 사용을 철저히 지향했다. 집의 벽은 두껍게 발라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며, 전기 대신 태양열과 장작을 활용해 난방과 조리를 해결한다.
이 흙집은 관광객들에게도 특별한 체험의 공간으로 다가온다. 사람들은 ‘자연 속 집짓기’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 흙을 만지고 벽을 발라보며, 손끝에 전해지는 흙의 온기와 촉촉함을 느낀다. 이 과정에서 현대인들이 잊고 지낸 ‘손으로 만드는 삶의 즐거움’을 되찾게 된다. 특히 아이들은 작은 흙벽돌을 쌓으며 부모와 함께 자연스러운 놀이를 경험하고, 어른들은 흙을 만지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내려놓는다.
생태마을의 흙집은 단순히 건물이 아니라, 공동체 정신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그 따뜻한 벽 하나에도 수많은 손길과 이야기가 담겨 있음을 느끼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의 소중함을 배운다.
2. 가득한 축제의 날, 마을이 살아 숨 쉬다
정선 생태마을 잔치는 흙집에서 열리는 특별한 축제다. 축제 당일이 되면 마을은 평소보다 훨씬 활기차진다. 주민들은 아침 일찍부터 장작불에 솥을 걸어 올리고,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한 음식을 준비한다. 찰밥과 강원도식 감자전, 수수부꾸미 같은 전통 먹거리가 줄지어 차려진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직접 지은 장독대에서 꺼낸 된장과 고추장을 활용한 다양한 나물 요리다. 사람들은 이 음식을 먹으며 ‘자연의 맛’을 온전히 느낀다.
축제의 시작은 늘 ‘흙벽 개보수 체험’으로 문을 연다. 마을 어르신들이 손수 흙을 개고 벽에 바르는 전통 방식으로 시범을 보이며, 방문객들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체험이 아니라 흙집의 가치를 다시금 깨닫게 하는 과정이다. 손끝에 묻은 흙의 질감과 온기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흙이 이렇게 따뜻한 줄 몰랐다”는 감탄사는 축제 현장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음악 공연과 작은 전통놀이도 함께 펼쳐진다.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소규모 풍물패가 장단을 맞추며 축제의 분위기를 띄운다. 아이들은 마당 한켠에서 팽이치기와 제기차기를 하며 소리를 지르고, 어른들은 소박한 장터에서 수공예품이나 지역 특산물을 구경한다. 특히 이 축제에서는 플라스틱이나 일회용품 대신, 마을 사람들이 직접 만든 대나무 바구니나 한지 포장을 사용하는 등 철저히 친환경적인 운영을 고수한다.
해가 저물면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흙벽 영화 상영’이 열린다. 흙집 벽을 스크린 삼아 고전 영화나 마을 기록 영상을 상영하는데, 나무 의자에 앉아 별빛과 함께 영화를 보는 경험은 도시에서는 결코 맛볼 수 없는 낭만이다. 마을 사람들과 여행객들이 나란히 앉아 웃고, 때론 눈시울을 붉히며 영화 속 이야기에 공감하는 모습은 잔치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3. 정선 생태마을 잔치를 즐기는 여행자의 꿀팁
정선 생태마을 잔치를 100% 즐기기 위해서는 ‘체험 중심’의 마인드가 필요하다. 이 축제는 단순히 구경만 하는 행사가 아니다. 흙을 만지고, 직접 음식을 만들고, 마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핵심이다. 여행객들은 흙벽 개보수 체험, 된장 담그기, 가마솥 밥 짓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데, 미리 예약하면 보다 원활하게 체험할 수 있다. 특히 아이를 동반한 가족에게는 이 체험이 최고의 교육 여행이 된다.
축제가 열리는 시기는 주로 봄과 가을로, 날씨가 온화할 때 방문하는 것이 좋다. 여행객들은 편안한 복장과 장갑, 여벌 옷을 챙기면 흙을 만질 때 훨씬 편하다. 또한 흙집 마을 주변에는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체험 후 마을 뒤편의 작은 언덕에 올라가면 정선의 고즈넉한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마을 어르신들이 직접 안내해주는 숲길 체험은 도시인들에게 잊지 못할 힐링의 시간을 선물한다.
또한 축제 기간에는 작은 플리마켓도 함께 열린다. 이곳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직접 만든 흙도자기, 수공예품, 전통 발효식품 등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이 모든 제품은 하나하나 손수 만든 것이기에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특별한 기념품이 된다.
숙박을 계획한다면 마을 안에 있는 흙집 체험 게스트하우스를 추천한다. 황토방에서 하룻밤을 보내면 공기가 맑아 깊은 숙면을 취할 수 있고, 새벽에 들리는 닭 울음과 함께 맞이하는 아침은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소박한 행복을 준다.
무엇보다 이 축제의 가장 큰 매력은 ‘사람’이다. 마을 어르신들의 따뜻한 미소와, 손수 만든 음식을 나누어주는 마음, 흙벽에 묻은 손때까지도 하나의 이야기로 남는다. 정선 생태마을 잔치는 화려하진 않지만, 오히려 그 소박함이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남는 깊은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