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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볏짚으로 놀아요 – 전북 고창 볏짚축제의 재발견”

by 오늘의 정책 2025. 7. 21.

1. 여는 가을 잔치, 고창만의 특별한 축제


전북 고창은 드넓은 들판과 황금빛 가을 풍경으로 유명하다. 오늘은 “우리는 볏짚으로 놀아요 – 전북 고창 볏짚축제의 재발견” 에 대해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매년 가을이면 이곳에서는 ‘볏짚축제’라는 독특한 행사가 열린다.

“우리는 볏짚으로 놀아요 – 전북 고창 볏짚축제의 재발견”
“우리는 볏짚으로 놀아요 – 전북 고창 볏짚축제의 재발견”

 

흔히 볏짚은 벼를 수확한 후 남는 부산물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고창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자원이며 문화의 일부다. 예전에는 볏짚으로 멍석을 짜고, 새끼줄을 꼬며, 지붕을 덮는 등 다양한 생활 도구를 만들었다. 이 축제는 그러한 전통적 지혜를 오늘날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놀거리’와 ‘볼거리’로 바꿔 놓은 행사다.

축제의 시작은 마을 곳곳에 설치되는 볏짚 조형물에서부터다. 주민들은 벼 수확이 끝난 후 남은 볏짚을 이용해 거대한 동물 모형이나 농기구, 그리고 전통 가옥 모형을 만든다. 커다란 소나 말 모양의 볏짚 작품은 관광객들의 포토존으로 인기가 높다. 어떤 작품은 3~4m가 넘는 대형 규모로 만들어져, 어린아이들이 그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보인다. 이러한 조형물은 마을 사람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손수 만들기 때문에, 단순한 전시물이 아닌 공동체의 열정과 협력의 산물이다.

축제 기간 동안 마을은 마치 거대한 전통 놀이터로 변한다. 사람들은 볏짚을 꼬아 줄다리를 만들고, 그 줄로 줄다리기 시합을 한다. 또, 볏짚 위에서 구르며 놀 수 있는 대형 멍석 체험장도 열리는데,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동심으로 돌아가 웃음꽃을 피운다. 고창 볏짚축제는 농촌 문화의 가치를 단순히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 ‘체험’하고 ‘즐기는’ 방식으로 전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무엇보다 이 축제는 가을의 풍경과 완벽하게 어우러진다. 황금빛 들판과 볏짚 조형물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배경을 만들고, 해가 지면 은은한 조명 아래 볏짚이 부드럽게 빛난다. 그 따뜻한 풍경 속에서 사람들은 마치 과거 농촌 마을의 축제에 초대받은 듯한 기분을 느낀다.

 

2. 전통이 살아있는 체험 프로그램과 농촌의 지혜


고창 볏짚축제의 핵심 매력 중 하나는 다양한 전통 체험 프로그램이다. 이곳에서는 단순히 볏짚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손으로 만지고 배우며 전통의 지혜를 체득할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체험 중 하나는 볏짚 공예 만들기다. 관광객들은 마을 어르신들에게 배우며 작은 새끼줄을 꼬아보거나, 볏짚을 이용해 전통 장식품인 ‘벼 이삭 목걸이’, ‘볏짚 인형’을 만든다. 이런 과정을 통해 사람들은 단순한 농사 부산물인 볏짚이 얼마나 유용한 재료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또 다른 인기 프로그램은 ‘볏짚 미끄럼틀’이다. 볏짚을 층층이 쌓아 만든 대형 미끄럼틀은 아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부모와 함께 미끄럼을 타는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어른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는 ‘볏짚 멍석 씨름 대회’가 있다. 씨름판을 대신해 넓은 볏짚 멍석 위에서 씨름을 벌이는 이 이벤트는 재미와 전통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축제장 한편에서는 마을 부녀회가 준비한 전통 음식 체험 부스도 운영된다. 고창의 대표 농산물인 쌀과 보리를 이용한 떡, 인절미, 막걸리가 준비되고, 갓 수확한 벼로 지은 따끈한 밥에 된장국을 곁들인 소박한 시식 코너도 마련된다. 관광객들은 여유로운 가을 햇살 아래서 그 맛을 즐기며,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한 정겨움을 느낀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이 축제가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다.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은 볏짚을 만져본 적이 거의 없기에, 손으로 만지고 냄새를 맡으며 자연과 가까워지는 경험이 새롭다. 마을 어르신들은 직접 벼를 탈곡하거나 볏짚을 꼬는 전통 방식을 시연하며, 농촌의 옛 생활상을 들려준다. 이러한 체험을 통해 아이들은 자연의 소중함과 농사의 가치, 그리고 ‘작은 것에서 즐거움을 찾는 지혜’를 배우게 된다.

 

3. 고창 볏짚축제를 만끽하는 여행 팁


고창 볏짚축제는 매년 가을, 보통 10월에 열리며 2~3일간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축제를 제대로 즐기려면 오전부터 방문해 천천히 마을을 둘러보고, 각종 체험 부스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볏짚 공예 체험은 인기가 많아 조기 마감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미리 온라인 예약을 해두면 좋다.

축제장 주변에는 전통 한옥 게스트하우스나 농가 민박이 있어 1박 2일 여행 코스로도 제격이다. 낮에는 볏짚축제에서 놀고, 저녁에는 근처 농가에서 따뜻한 시골밥상을 즐기며 하루를 마무리하면 가을 여행의 정취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또한 고창읍성이나 선운산 등 주변 관광지와 묶어 여행하면 더욱 풍성한 일정이 된다.

축제를 방문할 때는 편안한 복장과 여벌 옷, 운동화를 챙기는 것이 좋다. 볏짚을 만지고 체험하다 보면 옷에 먼지가 묻을 수 있고, 특히 아이들이 미끄럼틀이나 멍석에서 마음껏 뛰어놀기 때문에 여벌 옷이 유용하다. 또한 낮에는 햇볕이 따갑고 밤에는 서늘할 수 있으므로 가벼운 겉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고창 볏짚축제는 단순히 관광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 이 축제는 마을 주민들이 직접 준비하고 참여하며, 그들의 삶과 지혜를 세상에 알리는 창구 역할을 한다. 볏짚을 활용한 모든 프로그램에는 ‘농촌의 역사와 공동체 정신’이 녹아 있으며, 그 따뜻한 분위기는 방문객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무엇보다 이 축제는 우리 삶 속에서 사라져가는 전통을 다시금 소중히 바라보게 한다. 흔히 버려지는 볏짚이 예술 작품으로, 놀이 도구로, 교육 자료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우리가 일상 속에서 놓친 작은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고창 볏짚축제는 그런 깨달음을 전해주는 특별한 시간 여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