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깨 향이 가득한 가을, 괴산 마을의 특별한 잔치
충북 괴산은 예로부터 깨끗한 물과 비옥한 땅으로 유명하다. 특히 들깨는 괴산의 대표 농산물 중 하나로, 그 고소하고 진한 향 덕분에 전국적으로 인기가 높다. 오늘은 “들깨 수확하며 흥겨운 풍물판” – 충북 괴산 들깨마을 가을잔치에 대해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매년 가을이 되면 괴산 들깨마을에서는 들깨 수확을 기념하고 마을 공동체를 축하하기 위한 ‘가을잔치’가 열린다. 이 잔치는 단순히 수확의 기쁨을 나누는 행사 그 이상이다. 오랜 농촌 문화가 살아 숨 쉬는 현장이며, 마을 사람들과 방문객이 하나가 되는 따뜻한 소통의 장이다.
축제 기간이 되면 들판은 황금빛 벼와 푸른 산자락 사이에서 들깨 꽃이 은은하게 피어 풍경을 장식한다. 수확의 계절답게 마을은 활기가 넘친다. 들깨를 털어내고, 마을 사람들이 한데 모여 그 자리에서 바로 참깨와 들깨를 볶아 고소한 기름을 짜는 모습은 이 축제의 상징적인 풍경이다. 갓 짜낸 들기름의 향이 바람에 섞여 퍼지면, 방문객들은 단번에 농촌의 풍미를 온몸으로 느낀다.
이 가을잔치는 관광객들에게도 특별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직접 들깨를 수확해보는 체험 프로그램이 가장 인기가 많다. 마을 어르신들이 낫을 들고 들깨를 베는 법을 알려주면, 도시에서 온 가족들이 함께 들깨를 베고 묶어 마치 농부가 된 듯한 하루를 보낸다. 수확 후에는 직접 털어낸 들깨를 볶아 들기름을 만들어보는 체험이 이어지는데, 그 과정에서 들깨가 고소한 기름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잊지 못할 학습의 시간이 된다.
괴산 들깨마을의 잔치는 단순히 먹거리 중심이 아니라, 들깨라는 농산물이 가진 가치와 전통을 알리는 데도 중점을 둔다. 들깨는 옛날부터 가난한 농가에서도 귀하게 여겨진 식재료였으며, 건강식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축제를 통해 마을 사람들은 이 귀한 농산물에 담긴 이야기를 전하고, 방문객들은 평소 잘 알지 못했던 들깨의 매력을 새롭게 배우게 된다.
2. 풍물 소리와 함께 즐기는 농촌의 흥겨움
괴산 들깨마을 가을잔치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풍물판이다. 들깨 수확의 수고로움을 흥겨운 소리로 달래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준비하는 풍물 공연은 이 축제의 핵심 프로그램 중 하나다. 장구, 북, 꽹과리 소리가 어우러져 마을 곳곳을 울리면, 들판은 순식간에 흥겨운 마당으로 변한다.
특히 마을 어르신들이 직접 나서서 풍물패를 구성하고, 손수 만든 한복과 농악 의상을 입고 공연을 펼치는 모습은 깊은 감동을 준다. 관광객들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풍물 소리가 울려 퍼지면 누구나 자연스레 손뼉을 치고,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든다. 어떤 사람들은 마을 주민들과 함께 줄지어 강강술래를 돌며 축제 분위기에 흠뻑 빠져들기도 한다.
풍물 공연 중간중간에는 다양한 전통놀이가 펼쳐진다. 들깨 자루를 머리에 이고 달리기, 새끼줄 꼬기 대회, 전통 윷놀이와 같은 프로그램은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특히 어린이들은 마당에서 전통놀이를 배우며 시골의 순수한 즐거움을 만끽한다.
또한 들깨 요리 시식회는 이 잔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길거리다. 마을 부녀회는 들깨탕, 들깨전, 들깨 떡볶이 등 다양한 요리를 준비해 방문객들에게 나누어준다. 갓 짜낸 들기름으로 부친 들깨전의 고소한 향은 멀리서도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이 요리들은 마을 사람들의 정성과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어, 단순한 음식 이상의 감동을 준다.
해가 저물면 마을 한가운데서 작은 불빛 잔치가 열리기도 한다. 들깨 마당 한편에 불을 피우고, 풍물패가 마지막 한바탕 신명을 돋우면 사람들은 노을과 별빛을 벗 삼아 춤을 추며 가을밤을 마무리한다. 이 순간만큼은 모두가 한 가족이 되고, 마을과 여행객의 경계는 사라진다.
3. 괴산 들깨마을 가을잔치를 즐기는 꿀팁
괴산 들깨마을 가을잔치를 제대로 즐기려면 먼저 축제 일정 확인과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가을 수확철에 맞춰 열리는 이 잔치는 주로 10월 중순에서 11월 초 사이에 개최된다. 특히 들깨 수확 체험은 인기 프로그램이므로 인원이 제한될 수 있어 예약이 필수적이다.
마을을 방문할 때는 편안한 작업복과 장갑, 운동화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들깨밭은 흙길이 많아 도시 복장으로는 다소 불편할 수 있다. 또한 손수 들깨를 털고 볶는 체험이 많기 때문에 옷에 들깨가루나 먼지가 묻을 수 있어 여벌 옷을 챙기면 더욱 편하다.
축제 현장에서는 마을 특산품을 구매할 수 있는 직거래 장터도 열린다. 들깨, 참기름, 된장, 고추장 등 마을 부녀회가 손수 만든 농산물과 발효식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선물이나 기념품으로 챙긴다. 이 장터는 단순한 상거래를 넘어 ‘농촌과 도시가 만나는 소통의 장’이 되기도 한다.
또한 괴산에는 산막이옛길, 괴산호 둘레길, 문광저수지 메타세쿼이아길 등 아름다운 관광지가 많아 축제와 함께 즐길 수 있다. 가을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에 들깨마을과 주변 명소를 함께 둘러보면 최고의 힐링 여행이 된다.
무엇보다 이 축제의 진정한 매력은 ‘사람’이다. 마을 어르신들의 따뜻한 인심, 풍물패의 흥겨운 웃음, 아이들의 해맑은 목소리가 어우러져 괴산 들깨마을 가을잔치는 그 자체로 하나의 살아있는 이야기책 같다. 농촌이 가진 소박한 아름다움과 수확의 기쁨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이 축제는 꼭 한 번 경험해볼 만한 소중한 여행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