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장독대가 전하는 마을의 봄맞이 풍경
전남 순천의 작은 마을, ‘장흥댁 된장마을’은 이름처럼 된장의 깊은 향과 전통 발효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오늘은 “장독대 100개가 춤추는 날” – 전남 순천 장흥댁 된장마을의 봄맞이 축제에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이 마을에서 봄이 시작되는 신호는 벚꽃보다도, 산들바람보다도 먼저 장독대에서 느껴진다. 마을 어귀에 들어서면 한눈에 들어오는 수십 개의 장독대는 마치 잘 정돈된 악기들처럼 한자리에 줄지어 서 있는데, 봄맞이 축제 날이면 이 장독대들이 한껏 빛을 발한다. 마을 주민들은 일 년 중 이 날을 가장 큰 잔치로 삼아, 겨우내 익혀 온 된장과 고추장을 꺼내고 새로운 발효를 시작하는 ‘장독청소와 담그기’ 행사를 연다.
축제가 시작되면 장독대 주변에는 화사한 꽃 장식이 더해지고, 어르신들의 손길이 닿은 장독은 윤기를 내며 봄 햇살을 받는다. 아이들은 장독대 사이를 뛰어다니며 놀고, 어른들은 한쪽에 모여 장을 담그는 전통 방식을 재현한다. 이 모든 풍경이 어우러져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한 정겨운 장면을 만든다. 장독대에서 풍겨 나오는 발효 향은 봄바람에 섞여 마을 전체를 감싸며, 방문객들에게 ‘전통이 살아있다’는 감각을 온몸으로 전해준다.
이 마을의 장독대 축제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마을 공동체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장독대가 있었고, 그곳에서 된장, 간장, 고추장이 가족의 맛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도시화와 산업화로 이러한 풍경이 점차 사라지면서, 장흥댁 된장마을은 이를 지키고 계승하는 의미로 축제를 열기 시작했다.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이곳에서 사라져가는 농촌의 전통과 소박한 삶의 미학을 다시금 만날 수 있다.
2. 된장과 고추장이 만들어내는 깊은 이야기
장흥댁 된장마을의 봄맞이 축제는 ‘맛의 역사’를 배우는 자리다. 마을의 어르신들은 메주를 삶고 띄우는 과정, 소금물에 담가 숙성시키는 비법을 직접 시연하며 방문객들에게 발효의 세계를 소개한다.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세월의 기다림과 손맛이 만들어낸 깊은 풍미를 이해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다.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는 전통 장 담그기 체험이다. 참가자들은 직접 메주를 부수고, 소금물과 섞어 장독대에 담는 과정을 체험한다. 이 과정에서 어르신들은 ‘장은 손맛과 정성으로 완성된다’는 옛말을 들려준다. 방문객들은 그 말처럼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음식이 단순한 양념을 넘어 세대를 잇는 문화임을 깨닫는다.
또한 축제 기간 동안 다양한 시식 코너가 열린다. 갓 떠낸 된장으로 끓인 된장국, 집간장으로 만든 나물무침, 고추장을 곁들인 떡볶이 등 전통의 맛이 그대로 살아있는 요리가 차려진다. 이곳의 된장은 발효 시간이 길어 맛이 깊고 진하며, 한 입만 먹어도 ‘이게 진짜 된장의 맛이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한편 장흥댁 된장마을은 발효식품의 건강 효능을 널리 알리는 데도 힘쓴다. 된장은 단백질과 효소가 풍부하고, 발효 과정에서 유익균이 만들어져 소화와 면역력에 좋은 영향을 준다. 축제에 참여한 사람들은 단순히 먹는 즐거움을 넘어, 발효 음식이 왜 예부터 장수식으로 사랑받아 왔는지 배우게 된다.
이 모든 체험과 이야기는 장흥댁 된장마을만의 정성스러운 환대와 어울려 방문객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한다.
3. 장흥댁 된장마을 축제를 즐기는 방법과 여행 팁
장흥댁 된장마을 봄맞이 축제는 매년 4월 초에서 중순 사이에 열린다. 이 시기는 봄꽃이 만개하고 농촌이 새롭게 깨어나는 시기라, 마을 자체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축제는 하루에만 끝나지 않고 2~3일간 이어지며, 체험 프로그램과 전시, 전통 공연이 풍성하게 준비된다.
축제에 참여하려면 오전에 도착하는 것이 좋다. 장 담그기 체험이나 메주 부수기 프로그램은 선착순 예약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일찍 방문해야 참여할 수 있다. 또한 발효음식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 부스는 아이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라 가족 단위로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마을 곳곳에는 전통 한옥 카페와 소박한 농가식당이 있어, 축제를 즐긴 후 된장찌개나 제철 나물밥을 맛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특히 마을에서 직접 만든 된장과 고추장은 현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데, 시중에서는 맛보기 힘든 ‘깊고 구수한 전통 발효의 맛’을 집으로 가져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축제장을 방문할 때는 편안한 신발과 복장을 추천한다. 장독대 주변은 흙길이 많아 구두보다는 운동화가 어울린다. 또한 봄 햇살이 강하니 모자와 선크림도 챙기는 것이 좋다. 사진을 찍기 좋은 포인트가 많으니 카메라나 스마트폰 배터리도 충분히 준비해두면 좋다.
장흥댁 된장마을은 순천만국가정원, 순천 드라마 촬영장 등과 가까워 하루 여행 코스로도 알차다. 오전에는 된장마을 축제를 즐기고, 오후에는 순천의 자연과 문화 명소를 둘러보면 봄의 풍요로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축제의 진정한 매력은 ‘마을 사람들의 온기’다. 어르신들의 웃음, 어린아이들의 재잘거림, 장독대에서 풍겨 나오는 된장의 향은 모두 어우러져 ‘전통과 사람 냄새가 살아있는 축제’를 만든다. 장흥댁 된장마을의 봄맞이 축제는 단순한 관광 행사가 아닌, 한국 농촌 문화의 깊이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다.